수천 년간 이어져 온 동아시아 문화는 기본적으로 고대에 그 근원을 두고 있다. 특히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은 동아시아 각 지역이 공유하고 있었다고 해도 좋다. 이번 강의에서는 그러한 고대의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독특한 시각으로 해설한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.
책의 원제는 < The Momumentality of Early Chinese Art and Architecture >, (Stanford University Press 1996)이고 이를 번역해 2001년에 대우학술총서로 <순간과 영원: 고대 중국의 미술과 건축>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. 번역서가 원서의 제목을 바꾼 이유는, 고대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도시나 무덤, 예기 등 어떤 물건에 담겨 어느 ‘순간’ 화석처럼 응축되었고, 그 안에 담긴 기념비성이 ‘영원히’ 지속되어 우리는 수천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물건에 담긴 고대인들의 마음과 생각을 읽어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이 책의 저변에 깔린 생각이기 때문이다.
저자 우훙은 동양의 여러 문헌을 섭렵한 위에 서양의 이론을 결합하였을 뿐 아니라 고대의 문화를 현대적 미술이론과 시각으로 풀이함으로써 종래 동아시아 고대 미술에 대한 이해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. 신석기시대부터 위진남북조시기까지 긴 시에 걸쳐 고대의 문헌과 유물, 유적을 두루 아울렀을 뿐 아니라, 상이한 예술 양식 사이 혹은 유물과 그 유물이 놓여 있었던 장소 사이에서 그 상관관계를 찾아내어 그 시대의 기념비성을 밝혔다.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유물이 담고 있는 의미를 이러한 유물을 바라보는 관람자의 시선과 마음이라는 각도에서 풀어낸 점이다.
단지 고대 중국이라는 시공간을 넘어 그 이후 전통시기 동아시아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담긴 여러 유물과 유적을 공부하고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 할 만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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